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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 칼럼-‘마음의 통일’이 우선입니다

543등록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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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통일’이 우선입니다

우리에게 통일은 지상 최대의 과제일까. 우리는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향후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를 뛰어넘어 남북한 통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통일이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상황과 교회 현실을 놓고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보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여전히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관점이 바뀌지 않았는데 어설픈 통일 논의는 뜬 구름 잡는 것은 아닌지. 너무 비관적인 시각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해도 통일의 정당성과 필요성에 대해 전 국민이 얼마나 동의할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통일에 대한 우리와 주변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공감대 또한 폭넓게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종교기관들이 ‘신기루식 통일담론’을 만들어가는 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일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특정세력만의 독점물이 될 수 없습니다. 이는 모든 국민의 현재와 미래에 궁극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통일의 이유를 북한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인권’에서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최악의 약자들 중 하나가 북한 주민이고, 주린 자를 먹이고 병든 자, 소외된 자를 돌보라는 것이 기독교가 가르치는 정의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폅니다. 일면 맞는 말입니다. 문제는 통일의 상대방인 북한 정권이 이 같은 시각에 동의할 수 있겠느냐 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 내부에서 북한과 통일에 대한 시각이 공감과 공유를 넘어서 일치를 이룰 수 있겠느냐 입니다. 최근 인도적인 북한 지원과 복음 통일을 강조해온 기독교 인사들을 종북좌파 세력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확증편향 신드롬’을 만든 것은 교회 내부에서 통일된 관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만족에 도움이 되거나 공명을 주는 이슈를 무조건 수용하는 확증편향성에서 벗어나야 하는 데 현실은 크게 다릅니다. 교착 상태에서 빠졌던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완전 시계제로’ 상태로 치닫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초 북한 선수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기점으로 남북 정상의 판문점, 평양, 백두산에서의 거침없는 행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베트남, 판문점에서의 만남 등으로 달궈진 한반도 평화 열기는 이미 희미한 추억이 된 듯합니다. 하지만 또 다시 기회는 올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기류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꿈에서 깨어나 보다 냉정하게 북한과 통일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무분별한 희망 섞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낙관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민, 주권, 영토라는 측면과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등으로 북한과 통일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야가 있고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르기에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교회를 비롯한 종교 세력은 유한한 어떠한 정권보다 중립적으로 분열된 마음을 추스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시대정신을 갖고 남북이 분단돼야 했던 역사에 대해 성찰하면서 통일 신학과 기독교적 가치를 확립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는 더 이상 과거와 전쟁하지 말고 통일을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라는 단순 도식을 거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름과 틀림은 명확하게 구분하되 서로의 다름은 인정하면서 우리 국민들도 체감할 수 있는 ‘세속의 언어’로 통일의 가치를 보여주는 데 힘써야 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의식으로 갈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고 평화의 전도자가 돼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제는 많은 노력과 희생, 지난한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교회이기에 가야하고,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먼저 우리 안에 있는 북한 이탈주민들과 ‘마음의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아울러 교회는 교회다움을 회복하고 크리스천은 소금과 빛으로 이웃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럴 때 통일한국의 전위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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