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최근,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제95회 어린이날을 맞아, 과연 아이들은 어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우리 사회에 어떤 바람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전국의 초중고생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커가면서 대체로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인가’라는 물음에 초등학생 75.7%가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중학생은 56.6%, 고등학생은 23.9%로 급감했습니다.
‘공부하기 좋은 나라인가’하는 물음에는 3명 중 1명이 부정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긍정적인 답변은 초등학생은47.7% 중학생은 35.5% 고등학생은 16.7%에 불과합니다.
초중고 어느 한 과정에서도 공부 환경에 대한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은데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정적인 응답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은 마음껏 뛰놀고 꿈꾸지 못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꼽았습니다.
줄 세우기로 대변되는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속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겁니다.
[인터뷰 : 박상진 소장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정답 하나, 수능 그것 하나의 시험으로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는 이런 획일적인 교육에 자기를 짜 맞춰야 되니까... 놀 수 있거나, 즐겁게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백 자체가 없다 보니까, 결국은 아이들은 완전히 일종의 노예죠.]
실제로 이번 조사에 응한 초등학생 288명 중 48.3%는 우리나라가 마음껏 놀기에 어려운 나라라고 답했습니다. 고등학생의 경우는 9.5%로 두 자릿수를 넘지도 못했습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5명이 우리나라의 사교육과 평가제도, 입시제도에 불만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한편, 전체 아동과 청소년 중 34.4%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주는 어른으론 부모님을 꼽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동, 청소년을 위해 일해 줄 어른 세대 역시 부모란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선생님은 두 가지 질문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지만 각각 10.2%와 7.6%에 그쳤습니다.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하는 학교생활에선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박 소장은 획일화된 교육 구조 속에서 교사가 심판자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인터뷰 : 박상진 소장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학교는 맞춤형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돼야 되고, 그 아이들 한명 한명의 삶을 위해서 도와주는 존재가 선생님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주의적인 교육 구조가 선생님을 ‘나의 지원자’가 그저 그냥 공정한 심판자, 평가자, 판단자로 전락시켰다고 하는 게.]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어른들에 대한 불신으로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5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