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겪은 뒤 보궐선거로 치르는 이번 대선에 국민적 관심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19세 미만 아동, 청소년들은 오늘 대선에서 투표권으론 의견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아동복지전문단체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전국의 초중고생 8,600명을 대상으로 새 정부에 희망하는 아동정책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CG / 원형 그래프 – ‘새 정부에 제안하는 아이들의 정책 10개 분야’ 중 교육이 49.7%]
아이들이 제안한 정책은 총 11,303건. 교육, 안전, 휴식, 복지 등, 크게 열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중 교육 분야에 대한 입법 제안이 독보적입니다. 전체 제안 건수 중 49.6%, 5,603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습니다.
특히, 쉬는 시간 확대와 등하교 시간 조정, 국영수 과목 외의 학습권 확대 등 교육 환경 전반에 대한 정책 제안이 많았습니다.
아동과 청소년들이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에 놓여있음을 말해줍니다.
[인터뷰 : 김지원 / 8세 – 쉬는 시간이 너무 짧아요. 한 10분? 20분? 과학 수업이 좋은데 수학만 계속하는 거 같아요. 과학 실험이 더 하고 싶어요.]
지금껏 우리나라 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입시제도는 광복 이래 16차례 바뀌었습니다.
정책 유지 기간은 평균 4년 꼴로 ‘교육은 백 년 지 대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돕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교육비 지원, 학제 개편, 대학 논술 고사와 자사고 외고 폐지 등 다양한 교육 정책들이 공약으로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들 모두 아이들이 바라는 ‘쉼이 있는 삶, 꿈꿀 수 있는 학교생활’에 대한 실천적 해법이 돼 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터뷰 : 박상진 소장 /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다양성을 존재할 수 있고, 한 아이 한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개성, 기독교적으로는 은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교육 체제가 돼야 하는데...획일적인 교육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체제가 마련이 돼야 되고, 거기에 있어서 경쟁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색깔대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는 그러한 기회가 마련이 돼야 되고...]
이 같은 아동, 청소년들의 불만에 대해 실천신학대학교 목회사회학 조성돈 교수는 새 정부가 또다시 새로운 교육 정책 설계에만 몰두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오늘날의 실효성 없는 교육제도가 성공과 안정된 삶만을 쫒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가치와 목표의식에서 비롯된 만큼, 정책의 양산보단 인식 전환이 우선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 목회사회학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뭔가 비전을 제시해 줘야 되는데, 여기에 대한 비전이 없잖아요. 왜 부자로 살아야 되고, 왜 취직을 하고, 왜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들이 이야기를 유보해놓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아이들이 인생에 대한 만족이라든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든가, 살아야 될 이유 같은 것들에 대해 우리가 온전히 전해주지 않으면...]
아울러 조 교수는 이번 대선에 임하는 기독교 유권자들에게도 말을 덧붙였습니다.
아이들이 제시한 정책 제안의 이면을 읽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교 목회사회학 저는 기독교인이라면 사랑과 평화와 정의라는 가치기준을 가지고 여기에 부합된 삶을 산 사람, 여기에 부합된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실행할 수 있는, 그런 기준을 가지고 좀 바라봤으면 좋겠고... 후보들이 돈이 덜 들고 교육을 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니라, 아이들이 정말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이 아이들이 비전을 품고, 꿈을 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작게는 대한민국의 초석인 아동, 청소년들의 바람에 답하고, 크게는 하나님의 가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돼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