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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N칼럼-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그리스도인

754등록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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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그리스도인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 박철(기독경영연구원 원장)

얼마 전에 서울 성북동 네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비극들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면서, 계층의 고착화와 가난의 대물림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 경제가 지속되면서, 소득이 줄고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은 우리 미래세대에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업에서 도입하는 인공지능 AI와 로봇은 고용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을 주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경제시스템인 자본주의는 인류에게 물질적인 번영을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 부의 편중이라는 양극화의 문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모두 가난의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한 학자들이 수상할 정도로, 빈곤은 풀어야 할 중요한 이슈입니다.
가난은 개인의 무능력과 게으름의 소산이라며, 더 열심히 살지 않음을 질타해야 할까요? 하나님이 나에게는 물질적 축복을 주었으니 다행이라며 살면 될까요? 가난한 이웃을 못 본채 외면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답지 못한 자세입니다. 하나님께서도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라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라는 명령을 수없이 하셨으며, 예수님께서도 친히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해 사셨기 때문입니다.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들이 가진 것을 나누는 삶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동안 가진 것을 가난한 이웃들과 많이 나누었습니다. 웬만한 중산층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각종 자선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기부행위로만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중 한사람이 국민기본소득을 주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은 미국시민 누구에게나 월 천불씩 지급하자는 것인데,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아마 우리나라도 향후 선거에서 국민기본소득은 이슈가 될 공산이 큽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기본소득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토마스 피게티 같은 경제학자는 최근 저서에서 국민기본자산을 제공하자는 주장까지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성인이 되는 청년들에게 출발점을 똑같게 하기 위해 국가에게 기본자산을 주자는 것이죠.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천문학적 재원조달과 근로의욕 저하, 그리고 정치적 인기영합주의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가는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는 이러한 비판이 늘 제기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주장의 배경과 가능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의 정치성향이나 편견을 버리고 이러한 제도가 과연 성경적인가, 진정으로 양극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인가를 고심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AI나 로봇 등의 도입으로 엄청난 부를 독점하는 기업이나, 구글과 같이 개인의 정보를 활용하여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기업으로부터 재원을 마련해 보자는 의견도 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몇몇 기독단체에서 국민기본소득의 신학적 근거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의 공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성경적 토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약의 희년정신을 살린다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기독교 내에서도 있어왔습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탐욕을 줄이고, 개인의 각성과 희생이 필요합니다. 이와 아울러 공동체적 대응도 필요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빈곤을 타파하기 수단으로 비즈니스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자활기업, 그들의 고용에 초점을 맞춘 사회적 기업, 가난한 선교현지인들을 돕는 선교기업 등입니다. 이러한 기업들에 참여하고, 지원하고, 고객이 되어 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난한 자들이 고통 받는 사회에서는 부자들도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포용성을 가져야 합니다. 선을 추구하는 일에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낙심치 말고 인내하며,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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