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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함께 아파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420등록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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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남은 가족들에겐 생사라도 알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평생에 한과 죄책감으로 남기도 하는데요.

지난 14년간 내 가족이란 심정으로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실종자 찾기에 힘써온 이가 있습니다.

바로 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장
이건수 경위인데요.

그동안 그가 성사시킨 가족 상봉만
무려 4천 3백여 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김수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실종아동 찾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팀장 이건수 경위.

그가 하는 일은 18세 미만의 아이들과 지적 장애인,
치매 환자는 물론 국내외 입양인 까지를 모두 대상으로

실종신고 접수 후 48시간이 지난
‘장기실종자’들을 찾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10가구 중 1가구는
실종자 가정입니다.

50년대에는 전쟁으로, 60~70년대에는 어려운 경제 형편으로
남의 집 식모살이를 갔다가 헤어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도 한 해 실종신고 접수는
평균 4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건수 경위는 한명이라도 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수십 명의 동명인을 조사하고
일일이 편지를 써왔는데 지금까지 쓴 편지만 무려 8만 통이 넘습니다.

그렇게 수십 년 만에 상봉한 가족들로부터
“엄마와 처음으로 목욕탕을 갔다”,

“매일 아침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는 안부를 전해들을 때면
이 경위 역시 더 없이 큰 하나님의 은혜와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건수 경위 / 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
그 많은 상봉 현장에 가면 볼도 자주 꼬집어봐요 못 믿겠어요 도저히 내가 이 분들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만났을까 저는 이거 하면서 기적을 좋아해요 하나님의 기적, 역사를 많이 경험하고.

하지만 이건수 경위에게도
어려운 순간들은 많았습니다.

업무를 마치고 현장 조사와 탐문수사를 위해 늦은 밤까지 전국을 돌다 보면
도둑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성난 아주머니에게 구정물을 뒤집어쓰기도 했습니다.

좀 더 편하고 높은 보직의 제안에도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어 번번이 거절해왔건만

유명해지기 위해 이 일을 한다는
오해를 받아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많은 어려움과 오해에도 뜻을 굽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신앙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인정받자.” “말없이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님의 삶을 따르자”는 생각이
묵묵히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건수 경위 / 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
이 분들을 외면하고 다른 일 하는건 생각을 못하겠어요. 이것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이구나 싶어 이 길만 고집하며 왔죠. 저에겐 뜨거운 주님이 계시고 예수님 닮기 원하고 그 분의 길을 사모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왔죠.

지금까지 이건수 경위가 찾아준
실종자 수는 무려 4천 3백 명에 이릅니다.

이를 인정해 2012년 한국기록원은 그를
'최다 실종가족 찾아주기' 인물로 등재했습니다.

2013년에는 세계3대 기록인증업체인 미국 월드레코드아카데미로부터
'세계 공식기록 인증서'를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사람 찾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건수 경위에게 노하우를 묻자
그는 주저 없이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이건수 경위 / 경찰청장기실종자추적팀장
비결은 아파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함께 아파하면 찾을 수 있다고 봐요 우리가 고민하고 아파하고 하나님 바라보고 간다면 불가능한 것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더라구요 솔직한 표현으로 그분들 앞에서 많이 아파하고 고민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가 싶어요 하나님이 은혜주고 능력 주셔서 그 분들을 만나는 것이 아닌가 해요.

이건수 경위가 2014년 출간한
저서, ‘함께아파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실종 사건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실종범죄 연구소를 세워 더 많은
실종수사 전문가를 키워내려는 싶은 계획도 있습니다.

그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건수 경위 / 장기실종자추적팀
제 목표가 실종자를 다 찾고 나면 남북이산가족을 찾고 싶습니다. 실종자를 찾으면서 남북 이산가족들을 생각하거든요 전쟁이 일어나서 뿔뿔이 흩어졌어요 그분들의 아픔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습니다.

실종자 찾기에 주력해 정작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 늘 미안하다는 이건수 경위.

처음엔 볼멘소리를 하던 아내와 아이들이
이제는 가장 큰 조력자이자 응원군이 됐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새 힘을 얻는다는 이 경위.
잃어버린 누군가를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CGN 투데이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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