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한국교회가 부흥하는 한편으로 분열의 역사를 거듭해 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데요,
평생 민족복음화와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앞장서온 최복규 원로목사는 '진리' 만이 한국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길라고 말합니다.
신효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칼빈신학교, 복음신학교, 대한신학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서울신학대학원.
모두 최복규 목사가 공부했던 곳들입니다.
보통 교단에 따라 해당 신학대학에 진학하는 것과 달리 최 목사가 이른바 보수와 진보 등 각각의 색깔이 다른 신학교들을 선택한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소명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장로교의 경우만 해도 150개의 교파로 갈려 있는데 각 교단과 교파가 왜 갈렸는지 왜 서로 싫어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최복규 목사 / 예장대신 증경총회장] 도대체 왜 이렇게 분열이 돼서 싸우나, 연합을 하려고 하는데. 뭐가 다른가, 성경은 하나 아니에요. 예수님도 하나 아니에요. 그런데 왜 이렇게 교파를 갈라서 싸우나, 그걸 알기 위해서 리버럴한 신학교도 가보고, 아주 보수적인 신학교도 가보고, 또 성령운동하는 오순절 신학교도 가보고. 그걸 다 하고 나니까, 아 여기는 이게 다르구나, 알게 됐지만 결론은 똑같은 얘기야. 진리가 틀려서 싸우는 게 아니에요.
교단 총회장, 신학대 총장, 각종 임원 등 사람의 욕심으로 인한 자리싸움으로 분열이 일어났다는 것을 배운 그는
예장 대신총회장 당시 모든 회의를 싸움이 아닌 말로 해결하고 만장일치를 이끌어 내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임원회 등 모든 회의에 사모들을 동석해 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등의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진리가 아니면 모든 것을 양보하자’는 신념이었습니다.
[인터뷰 : 최복규 목사 / 예장대신 증경총회장] 연합 운동할 때 말이 많고 분쟁이 생기는 것은 다 하나라니까. 장을 누가 하느냐. 실권을 누가 잡느냐 그건데 난 거기는 관심이 없거든요. 정치에는. 누가 장을 하든 다 해라. 나는 다 양보하겠다. 그러니까 내 표어가 ‘진리가 아니면 다 양보한다’ 그러나 양보를 해도 할 건 다 갖다 맡기는 거야. 희안하게..
최목사는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헌혈 운동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그의 헌혈운동은 빈민선교의 소명을 받아 1962년 금호동에 베다니 교회를 개척한 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 최복규 목사 / 예장대신 증경총회장] 빈민촌에서 목회를 시작하니까 불쌍한 사람들에게 그냥 전도만 하면 안먹히잖아요. 약을 주던지,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던지, 피가 없다. 피가 없으면 수술 못한다. 그럼 누구한테 피를 뽑자 그래, 다 가난한 사람인데. 그니까 나밖에 뽑을 수 없잖아요.
최 목사가 본을 보이자 교인들은 한마음이 되어 사랑의 기적을 이어나갔습니다.
[인터뷰 : 최복규 목사 / 예장대신 증경총회장] 그 때 가난하고 빈민들만 보인 교회 아니에요? 그런데도 너무나도 너무너무 뽑자는 사람이 많아가지고 감동이 되가지고.. 뽑겠다는 사람은 줄을 섰는데도 불구하고 날이 저물고 할 수 없어서 그냥 의사 간호사들이 철수할 정도로 그렇게 전 교인들이 사람 살리자고 해가지고.
밖으로는 연합과 통일운동을 이끌고 안으로는 한 교회에서 55년간 사역하면서도 지금까지 각종 신학서적, 수필집, 시집 등 총 52권의 책을 저술한 최복규 목사.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기 위해 저술활동을 한다는 최 목사의 말은 성공적 목회와 연합운동이 타인을 향한 교정이 아닌 겸손한 자기반성에서 시작됐음을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