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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원주밥상공동체, 사랑을 지피는 연탄은행

1375등록 200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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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연탄을 수레에 차곡차곡 쌓고 있습니다. 
연탄을 나르는 청년들의 모습이 왠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들은 연탄은행을 운영하는 연탄출납 은행원들과 자원봉사자들입니다. 
그 중심에 연탄은행 연탄배달부 허기복 목사가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원동에 위치하고 있는 원주밥상공동체, 
이곳은 고령화 사회로 인해 급증한 영세 빈곤층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고 
노숙자나 실직자, 독거노인들이 내일을 준비하는 자활공동체입니다. 

허기복 목사는 허기진 빈민들에게 밥을 제공하고 
노숙인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서 
지난 98년 원주천 쌍다리 밑에서 밥상공동체를 설립했습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원주밥상공동체는 하나님의 은혜만큼 고난과 시련도 많았습니다. 
밥상나눔터였던 조립식 건물이 금년 4월 봄에 전기누전으로 모두 불타고 
사랑의 개미군단 1만명의 손길이 모아져 
지금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무엇보다 밥상공동체가 하는 긍휼사역 중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연탄은행입니다. 

요즘같은 시대에도 연탄을 때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아직 달동네나 산동네, 생활이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 중에는 
연탄을 때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영세가정이나 독거노인들 중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탄조차 구입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있어 
원주밥상공동체가 2년전 연탄은행을 설립해 
이들에게 무료로 연탄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연탄수레가 염씨 할머니네와 문씨 할아버지네로 연탄배달을 나갑니다. 
자원봉사자들과 밥상공동체 식구들이 수레를 끌고 비에 젖은 도로위를 싱싱 달립니다. 
20분이 지나서야 염씨 할머니 집에 도착했습니다. 


 박경수 간사/원주밥상공동체


연탄이 다 떨어진 할머니 집에 
연탄을 하나하나 정성드려 쌓고 바로 이웃에 사는 문씨 할아버지 집에도 
연탄을 가득 쌓습니다. 
한장에 3kg이 넘는 연탄을 몇장만 날라도 금새 땀이 납니다. 

힘들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겐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기쁨이 있습니다. 


 이지웅 자원봉사자/대학생 


곧바로 공동체식구들은 며칠전부터 가기로 했던 정 아저씨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파른 언덕위를 힘겹게 올라갑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좁은 길을 지나고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이들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의 연탄 배달부가 돼 힘껏 전진해 갑니다. 

언덕끝 꼭대기까지 올라와서야 드디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오윤석 자원봉사자/대학생 


연탄아궁이가 망가져 전기장판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정아저씨의 말에 
허목사는 깜짝 놀랍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정규화(55)/봉산동 


줄을 길게 늘어선 공동체식구들은 
거친 쉼을 몰아쉬며 연탄창고에 연탄을 쌓기 시작합니다. 
허목사는 따뜻하게 피어오를 연탄을 생각하며 
오늘도 연탄한장에 사랑을 담았습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연탄배달을 끝내고 돌아가는 청년들 표정에 
말할 수 없는 보람과 연탄에 대한 애틋한 사랑마저 듭니다. 


 박영우 자원봉사자/대학생


생활보조금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영세민들에게 
연탄은 없어서는 안될 생명과도 같습니다. 

이처럼 주변 극빈자들의 연탄수요가 계속 늘어가고 있어 
연탄은행 창고에 가득했던 연탄들은 
금방 동이나고 맙니다. 


 박경수 간사/원주밥상공동체 


이런 현실을 감안해 최근 원주밥상공동체는 
연탄사용세대가 100가정 이상인 영세민들의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최초 연탄나눔 지역네트워크를 구축해 
원주시만 해도 연탄은행을 3호점까지 개설하고 
춘천과 금산에이어 지난 8일에는 서울 중계 본동에 6호점을 열었습니다. 

매일 12시가 되면 
원주밥상공동체는 무료급식을 시작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아침부터 음식을 준비해 
150명의 노숙인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식사를 대접합니다. 

밥을 푸는 봉사자의 마음에 사랑의 온정이 느껴집니다. 


 민분기 자원봉사자/원주밥상공동체 


생활이 어려워 식사조차 못하는 이들에게는 
이들의 사랑에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김동옥(76)/봉산동 


주일에는 이곳 식당이 예배당이 돼 
100여명의 실직가장, 영세독거인들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한편 원주밥상공동체는 무료급식 뿐만 아니라 
노숙인들을 위한 근로교육,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이미용실과 샤워실 등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또한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차량으로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에게 
정기적으로 건강진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문을 연 노인일터지원센터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주방용 수세미를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오할머니에겐 생계수단을 넘어 생활의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오병주(71)/학성2동 


자활일터 보물상도 
경제한파 이후 실직자와 노숙인들의 근로활동과 소득안정 등을 위해 
이들의 재활과 자활사업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 모이는 고물들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보물만큼이나 귀합니다. 

이처럼 원주밥상공동체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날마다 밥상이 차려지고 따뜻한 사랑을 지피고 있습니다. 

허기복 목사는 
밥상공동체가 가난과 나눔을 통해 채워짐을 경험케 하는 
주님의 사랑이 되길 소망합니다. 


 허기복 목사/원주밥상공동체 대표 


사람은 누구나 여유가 있어 나누고 베푸는 것은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때
나 한 사람이 아닌 모두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헐 벗고 배고푼 이들에게 내가 가진 것으로 사랑의 배고픔을 채워주고 
넘어진 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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