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두 눈만 내놓은 검은색 천을 뒤집어 쓴 모양도 있고,
가볍게 머리만 덮은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색깔도 디자인도 참 다양합니다.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히잡’이야긴데요.
가리다라는 뜻의 아랍어에서 파생된
전통복장 히잡.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박건희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히잡은
영어로 '베일'이라고 부릅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이정순 박사에 의하면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으로
인식되는 '베일'을
성차별적 요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으나,

원래는
이슬람 공동체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중동과 지중해 연안 사회에서 사용됐습니다.

뜨거운 햇빛과 모래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섭니다.

당시에는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사용했고,
유대인들도 착용했다고 얘기합니다.

[인터뷰] 이정순 박사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창세기 24장을 보면 리브가가 이삭을 만날 때에도
베일을 썼다고 나와있습니다.
고대에서부터 사산왕조부터,
소위 말하는 동로마 제국, 비잔틴제국, 페르시아(에서도 사용했습니다)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서동찬 교수는
이슬람 시대 이전에는
주로 상류층 여성들이 베일을 착용했고,

아시리아 법에서는
한 여성이 남성의 아내가 되었다는
소유의 표시로 베일을 썼다고 얘기합니다.
[자막: 상류층 여성들의 정숙함 상징]

당시 베일이
여성의 정숙함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2] 서동찬 교수 /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특별히 최초의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에선
여성들이 매춘부나 노예출신 여성과 일반 여성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베일을 썼던 문헌들이 나와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후 무함마드가
이슬람 공동체를 세워가는 과정에서

다른 남성들이
자신의 부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베일을 쓰게 했다고 얘기합니다.

이것이 이슬람 경전에 기록됐고,
무슬림 여성의 전통 복장으로
고착화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정순 박사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꾸란에서) 무함마드의 부인에게 무엇을 요구(얘기) 할 때 가림새를,
스크린을 사이에 두라는 말이 있어요.
남자가 여자의 얼굴을 보게 되면은 그들이 말하는 정욕이 일어난다든가
좋지 않은 게 마음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무함마드가) 자기 부인에게 제일 먼저 쓰라고 요구한 거예요.

오늘날 베일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머리와 목을 덮고
소재와 색상이 다양한 히잡은
시리아와 같은 아랍권과
북아프리카, 인도네시아에서 착용합니다.

얼굴의 코와 입을 가리는 마스크 형태의 니캅은
다른 베일과 같이 착용하며
주로 파키스탄이나 모로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온 몸을 덮는 차도르는
이란, 이라크, 바레인 등
시아파 국가에서 주로 착용하며
대부분이 검은색입니다.
[자막: 지역마다 베일 형태 다르기도]

이집트 일부와
아라비아 반도 일부에서 착용하는
부르카는
눈 부분을 망사로 처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비키니 대용으로 입는 부르키니,
스포츠 선수들이 착용하는 아미라 등이 있습니다.

[인터뷰] 서동찬 교수 /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이슬람을 해석하는 체계에서의 차이점에 의해서
베일을 쓰고 안 쓰고 가 결정이 됩니다.
그다음 이슬람 세계의 여성 무슬림 각자의 신앙에 따라서
베일을 쓰고 안 쓰고 가 좌지우지됩니다.

이 박사는 베일이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고 얘기합니다.

과거 서구 식민시대에는
저항의 의미로 여성들이 베일을 사용하기도 했고,

오늘날에는
획일화된 디자인으로 인해
다양한 의복이 필요 없어
빈곤층들에게는 경제적 도움도 있다고 언급합니다.

일부 무슬림들은
서구 문화를 타락한 문화로 인식해
이와 구별하기 위한 장치로 베일을 사용합니다.

[인터뷰] 이정순 박사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무슬림 여성이) 내가 무슬림이다 이것보다는 남을 대할 때
정숙하고, 겸손하고, 남이 나를 관찰할 수 없고
그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베일을 딱 하나로 정의한다는 것은 힘들죠
그들의 문화 속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CGN투데이 박건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