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어떤 책들이 출판되는지를 보면 당시 사회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텐데요.
CGN 투데이는 오늘과 다음 주 화요일 이틀에 걸쳐 2018년 대한민국 출판계의 흐름을 되짚어보고 올 한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봤습니다.
보도에 박건희기자입니다.
◀리포트▶ 2018년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책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두 곳 모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태완 작가의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고,
정문정 작가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3위와 6위에 오르는 등
순위는 다소 다르지만 10위권 내의 책들은 동일했습니다.
이 중 과반수가 넘는 6권이 감정과 인간관계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1위를 차지한 책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삶에 지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곰돌이 푸의 대사와 그림이 담겨있습니다.
책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기분부전장애를 앓던 저자가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이 느낀 감정과 기분을 상담 일지 형태로 솔직하게 기록한 내용입니다.
책은 소량의 독립출판물로 출간됐지만 이후 인기를 끌어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 외에 '언어의 온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의 책들이 있었고,
다른 순위권 책으로는 역사, 페미니즘, 미스터리 소설 등이 있었습니다.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과 강진구 교수는
현대인들이 감정 표현과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원인으로 유교 문화를 언급했습니다.
예의를 중시하는 유교문화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가 될까봐 어려워하는 것입니다.(겁니다)
[인터뷰] 강진구 교수 /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과 자신의 좋은 것과 싫은 것,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 명확히 표현하고 그럼으로 인해 자기를 존중하면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데 일종의 착한 콤플렉스 같은 것들은 쌓이면서 인생이 행복하지 않은 거죠. (그러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거워하고 결혼 인구가 줄어들고 이런 홀로 사는 문화들이 확산되고 정착되고 있습니다.
필름 포럼의 성현 대표는 또 다른 원인으로 성공주의를 꼽았습니다.
2000년대 초 자기 계발서 열풍으로 성공을 향해 달리던 현대인들이
이제는 지쳐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시대라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수필 형식의 인기로 이어졌다고 얘기합니다.
[인터뷰] 성현 대표 / 필름 포럼 공감을 사람들이 원한다는 거죠. 저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부담 없이 책 내용을 보면서 자기 삶의 이야기를 엮어낼 수 있는 것들을 본다는 것이죠. 권위 있는 분들이 가르쳐주고 나누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내 입장에서 이것들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와닿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며, 크리스천들도 예외는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세상과 달리
교회는 공동체 안에서 만족을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위로와 공감을 세상에 전하고, 세대 간의 연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성현 대표 / 필름포럼 강사분이 일방적으로 강연을 하는 프로그램으로만 가지 않고 토크쇼를 한다든지, 성도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들을 공론화해서 성도들로 하여금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것들이 단순히 잡담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인터뷰] 강진구 교수 / 고신대학교 국제문화선교학과 서구교회에서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어린아이부터 장년까지 함께 예배를 시작하고 다만 설교나 성경공부 부분에서는 별도로 진행하다든지 해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조성하는 것은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