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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학자, 세계 돌며 어두운 과거 참회하다

857등록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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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지 74년이 지났는데요.

아직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아픔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노학자가
사죄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대신해
전쟁 피해를 받은 국가들을 순회하며
용서의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임성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팅▶

일본인이었지만 자신의 국가가 저지른 만행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타카미츠 무라오카 교수.

영국 유학시절 우연히 접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무라오카 교수의 인생을 바꿨습니다.

일제의 참상을 알게 됐고,
자국이 저지른 아픈 역사에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무라오카 교수는 은퇴 이후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를 다니며,
일제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타카미츠 무라오카 명예교수 /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일본 정치인 중에서는) 사죄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것을 진정한 사죄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총리가) 말로만 사죄를 해도 그것은 역효과만 낸다고 생각합니다.”

무라오카 교수는
영국왕립학술원에서 최초의
아시아인 회원으로 등록된
세계적인 성서언어학자입니다.

주로 히브리어에 관해
방대한 연구물을 출판했지만

인도네시아 위안부 피해 여성에 관한 책
'강제연행'을 펴내는 등
일본의 과거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학술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왔습니다.

2003년 65세의 나이로 은퇴한 무라오카 교수는
지금까지 일본의 약탈을 받은
아시아 9개 피해국을 돌며
자비량으로 속죄의 책임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타카미츠 무라오카 명예교수 /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제가 영국 호주 네덜란드 돌아다니면서(모국의) 어두 운 역사를 알게 됐고 16년 전 정년이 돼서 퇴직 할 때 무엇을 할까 고민했습니다. 저도 아내도 기독인이라서 저의 잘못이 아니지만 사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놓고
오랫동안 기도해오던 무라오카 교수는
순수하게 연구에 몰두하는 삶을 꿈꿨지만
일본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을 알고 난 뒤
학자로서 평온한 삶을 살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수입의 10분의 1을 하나님께
십일조를 바치는 것처럼
인생의 십일조를 드리기로 결단했습니다.

무라오카 교수는
단지 죄송하다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닌
실제적인 실천으로 양심의 가책을
피해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1년 중 적어도 5주 동안
전쟁 피해국을 돌며
자신의 전문 분야를 활용해
무료로 히브리어를 가르쳤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통로가 됐습니다.

[인터뷰] 타카미츠 무라오카 명예교수 /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월급이랑 연금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십일조를 하지만 살아있는 시간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일 년의 십일조인 5주 동안은 아시아 피해국가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6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본 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사죄와 화해 방문단'을 구성하고
한국을 방문했던 무라오카 교수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27년째 진행되는
수요 시위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특히
일본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책임 있는 자세를 요청했습니다.

일본 교회가 전범국가인 일본 정부를
견제하거나 저항하지 않은 것도 죄라며
교회와 그리스도인부터
진정한 회개를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타카미츠 무라오카 명예교수 /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저는 28년 동안 네덜란드에 살아서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일본 시민권을 포기해야 했었습니다. 저는 일본의 크리스천으로서 이 문제가 끝날 때까지 일본 국적을 포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 했습니다.”

무라오카 교수는
16년간 9개국을 순회하며
참회한 사역의 발자취를 담은 책
'나의 비아 돌로로사'를
최근 국내에 발간했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식민 통치로 인해
가장 오랫동안 고통을 겪은 나라라면서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참회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타카미츠 무라오카 명예교수 /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과거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협력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제대로 문제를 보고 마주하며 서로 노력해야지만 한일의 진정한 우정과 협력이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할 때까지
사죄를 계속할 것이라는 무라오카 교수,
그의 양심에 따른 실천이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습니다.

CGN투데이 임성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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