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이런 목회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출석하던 예배당에서 어느 주일에 어른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 그때 목회자가 무슨 말을 하다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애국가를 부를 때 “하느님이 보우하사”라고 하지 말고 “하나님이 보호하사”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당연히 순종했지요. 연세가 드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에는 3,1절/ 6,2전쟁/ 광복절/ 개천절 때는 학교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기념식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노래를 좀 하는 축에 들었기 때문에 일부러 목청을 돋우어서 “하나님이 보호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열창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참 나중에 직업상 언어공부도 좀 하고 성경을 보다 보니까 이건 정말 어이없는 일이었습니다. 먼저 작사자에 대한 엄청난 결례입니다. 다음 하나님이든 하느님이든 다 히브리어로 야훼, 영어로 여호와를 지칭하는 말이고 保:護보다는 保:佑가 훨씬 더 폭 넓은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가 참 편협하다. 좀 심한 사람은 소:갈머리 없다고 말하는 이유를 그때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만일 “하느님”이라는 호칭이 하늘에만 계시는 범:신론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유일신을 나타내는 “하나님”을 고집해야 한다면 주기도문의 첫 말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요”는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우리 하나님은 그렇게 속이 좁으신 분이 아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