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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장벽BREAK] 선교지에서 다시 태어나는 시간들

409등록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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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교사가 되기 전에 한국에서 국립세무대학이라는 곳에서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 생의 목표는 교수가 되기보다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제가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을 때 어떤 사실을 알게 해주셨냐면 인도네시아는 선교사 비자를 주지 않지만 우리 OMF 멤버들이 전부 대학에서 무언가를 가르치면서 대학 교수 비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나를 인도네시아 선교사로 부르시기로 작정을 하신 것이구나' 생각하고 작정하는 마음으로 대학 교수를 그만두고 선교지로 가게 됐습니다. 물론 제가 OMF라는 단체의 멤버가 되고, OMF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라고 하는 도시의 두따와짜나 대학에 교수로 저를 소개해서 그 대학이 저를 가르치게 허락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도네시아 가기 전에 이미 비자 절차도 다 해서 그렇게 들어갈 때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이 가게 됐습니다. 제가 두따와짜나 대학에 갔더니 총장님이 아주 기뻐하면서 '손창남 교수님이 우리 대학에 와서 학생들에게 회계학을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하면서 '선교사님이 물론 영어로 강의해도 되겠지만 우리 애들이 영어를 잘 못하니 인도네시아어로 강의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1년 동안 인도네시아 말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말로 회계학을 강의했어요.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1년 정도 공부하면 강의를 할 수 있겠거니 생각했어요. 회계학을 잘 강의하기 위해서는 전문 용어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전문 용어가 회계학에 관한 것만이 아니고 어떤 때는 법률에 대한 것, 경제에 대한 것 등 여러 가지 법원의 소송과 관련된 얘기들을 해야 하고 굉장히 많은 얘기들을 전공 영어를 써가면서 강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생들은 제가 실수하면 놀리고. 제가 한 학기를 마무리할 때 조교가 저를 찾아와서 학기말 고사는 자기가 문제를 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조교에게 왜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어봤더니, 애들한테 자기가 조교로서 도우려고 물어보면 맨날 그 교수가 뭐라고 말하는지 자기네들은 못 알아듣겠다고 말을 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자기가 가르친 내용이 있으니깐 시험에 내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어요. 제가 만약에 한국에서 회계학을 가르쳤다면 그런 대우를 받았을까. 그런데 더 어려운 것은 사실 제가 인도네시아에 간 것은 회계학만 가르치러 간 것이 아닙니다. 저는 기회가 된다면 캠퍼스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 하는 것이 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전도는 더 어려웠습니다. 회계학은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전도는 한참 얘기하다 딴 얘기를 할 수 있고 어디로 얘기가 튈지 몰라요. 얘기를 하다가 막히면 저는 대화를 더 이어갈 수 없어서 그냥 알았다고 말하고 헤어지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저는 완전히 포기했어요. '아, 여기서 내가 학생들에게 과연 복음을 전하고 제자훈련 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하며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게 가장 위로가 됐던 것이 무엇이냐면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어린 아기로 오셨다는 거에요. 누가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이 자라던 모습을 이렇게 얘기합니다. '예수님은 지혜가 자라고 키가 자랐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그 말은 무엇인가 하면 예수님이 3살 정도 됐을 때는 3살 된 아이의 생각, 3살 된 아이가 하는 말, 3살 된 아이의 크기 만큼 자라셨다는 것입니다.

가장 완벽한 방법은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오신 것처럼 그런 방법임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함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무엇인지를 배우셨고, 인간이 하는 모든 문화와 언어 등을 배우셨습니다. 그러니깐 선교사들도 어떤 문화에 들어가서 그렇게 복음을 자유자재로 전하기 원하면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그렇게 그 안에서 태어나면 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뭡니까. 우리는 다 커서 성장한 채로 가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는 거에요. 그러나 누구도 그 과정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 과정을 우리는 뭐라 그러면 '성육신 과정'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Incarnational process'라고 하는데, 그 과정을 선교사님들이 다 가셔야 해요.

어떤 분들은 제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선교사님, 저는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이제 현지어를 못배울거 같아요. 그런데 현지에 가니깐 한국말 잘하는 청년들이 있어서 그 청년들한테 월급주면서 제 설교를 통역하게 하고, 제가 가져간 성경 공부 교재를 번역하려고 합니다.' 네,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선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성육신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여기서 현지 언어를 다 배우고 가겠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가서 실수하면서 사람들로부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마치 자신이 그곳에서 태어난 아기처럼 자라는 성육신 과정을 갖는 것이 우리가 그 문화를 아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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