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응하는데도 골든 타임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위기 발생 후 72시간이라 이야기합니다.
추방 선교사의 사례를 통해 본 선교사 추방 시 위기관리법.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이 전합니다.
◀리포트▶ 오늘은 X국으로부터 추방당한 선교사 가족이 전문 상담가에게 위기-디브리핑을 받았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위기-디브리핑은 위기사건 발생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에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전문 상담가가 그 추방 선교사 가족을 만난 것은 추방 후 2개월 후였습니다. 추방 후 한국으로 귀국한 후 파송교회로부터 따뜻한 지지와 돌봄을 받다가, 파송단체와 교회로부터 상담을 권유받은 상황이라서, 전반적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선교사님이 현지에서 추방 가능성을 사전에 예상하고 대처방안을 준비했기 때문에,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증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 개인의 추방에 대한 준비도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대처 수준이 같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 선교사와 자녀들이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인식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2 단계 : 추방 위기 경험에 관한 사실 나누기) 위기-디브리핑의 목적은 위기사건 경험자로 하여금 사건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말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을 정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개인은 이야기를 통해 정보를 구성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마음에서 사건 경험을 분류하게 됩니다. 일어난 일을 표현할 때 사람의 뇌는 사건들을 이해하고 좀 더 빠르게 심리적, 신체적 회복을 촉진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경찰서에서 조사 받기 위해 떨어진 선교사님과 나머지 가족들이 이 사건을 어떻게 경험하였는지를 표현할 때, 전체적, 시간적, 환경적 맥락에서 위기사건과 자신 및 가족을 볼 수 있고 객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3 단계 : 추방 위기 경험에 관한 신체적 감각, 생각과 감정 나누기) 사건 설명 후에 위기경험 동안이나 위기 후의 생각과 감정, 혹은 그와 연관된 감각적인 인상과 기억 등을 나눕니다. 이런 과정은 위기상황 경험자들로 하여금 ‘그때 거기의(there, then) 경험’과, ‘지금 여기(here, now)’을 분리하고 현실에 적응하도록 돕습니다. 그 선교사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높았지만, 아버지를 공안이 연행해갈 때 불안했던 기억과 더불어 그때 주변에서 ‘괜찮을 거야’라는 위로는 하였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것에 많이 걱정하였고, 그런 의심이 현재의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였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녀들이 부모 앞에서 자신들의 위기경험을 기술하고, 추방사건과 관련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자녀가 정서적 안전지대를 확인하게 되고, 이 위기가 선교사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가족의 위기사건 극복’이라는 큰 이야기를 형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4 단계 : 위기 사건 후 정상적인 증상들에 대한 정보 교육) 위기사건 이후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증상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을 때, 가족 모두가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TSD)들은 나타내지 않았지만, 위기사건을 너무 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정서적 각성상태를 갖게 만들어서, 오히려 에너지 소진 후에 무기력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습니다. 또한 추방선교사의 이런 태도가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에게 추방사건 해석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격려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