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과 연말 연시 사역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야 할 선교사들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어렵습니다.
여기에 암까지 걸린다면, 상심과 낙심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망의 말 한 마디 꺼내지 않는 선교사들을 위한 암 치료 기금을 조용히 모금해 치료해 주고 있는 또 한 명의 의료 선교사가 있습니다.
그 온정의 사연들을 김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팅/
선교사로서 25년.
러시아인들을 위해 낮밤 없이 복음을 전해 온 장 마리아 선교사에게 어느날 ‘너무 늦어 버린 위암’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인터뷰]장마리아 선교사/러시아 앞이 안보이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면, “하나님 너무 죄송해요, 하나님께서 주신 이 귀한 성전을 제가 너무 지키지 못하고...” 그것 때문에 눈물 흘렸어요. 제가 제 몸을 잘 사랑하면서 섬기지 못한 것에 대한...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지만 개인 보험 하나 없이 홀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했던 8개월은 너무나 큰 어려움과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박준범 새숨병원 원장을 만나게 됐고, 장 선교사는 안정과 큰 위로, 격려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장마리아 선교사1/러시아 치료비가 안 되는 것도 그게 가장 부담되잖아요. “그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기금 마련해 놓은 것이 이미 많지 않지만 있고”...제가 얼굴이 밝지도 못하고 심각했었어요. 그런데 원장 선생님과 상담하고, 치료받기 시작하면서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박 원장의 도움으로 암 치료를 잘 끝내고 6개월치 약을 들고 다시 사역지로 떠난 한 선교사 역시 ‘새숨에서 새 힘을 얻고 간다’는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예멘 친구들을 위한 사마리안들’이라는 단체를 세우고 의사 활동을 이어가며 복음을 전해오던 중 후원금 마련에 대한 마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박준범 원장/새숨병원 암에 노출돼 있거나 암 진단을 받은 선교사님들이 주위에 많으신 것을 볼 수 있었고, 그 분들이 병원을 찾아오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시작된 병원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무엇을 구성하고 있지 않아서, 일단은 당분간 사랑의 후원금을 통해서 오시는 선교사님 먼저 영접해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프라이팬을 닦는 일을 통해 정성껏 모은 하일이라는 예멘 난민 친구의 50만원의 후원금은 기금의 큰 씨앗이 됐습니다.
[인터뷰]박준범 원장3/새숨병원 하일의 그 마음이 이 기금을 만들면서 연결이 됐어요. 그래서 이 기금을 새숨병원이, 새숨하일기금으로 명칭을 붙이자...
이렇게 시작된 지 3개월째. ‘선교사 암치료를 돕기 위한 사랑의 후원금’은 러시아, 그리스, 남아공 등에서 사역하시던 여섯 명의 선교사 암 치료비로 사용됐습니다.
치료에서 그치지는 것이 아닙니다.
선교지에 돌아가서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항암적인 생활 교육을 실천하도록 교육 하는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3만5000여명 한국인 선교사 중 6000~7000명이 암에 노출돼 있다는 통계를 제시합니다.
[인터뷰]박준범 원장2/새숨병원 재정적인 준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보험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한국에 와서 치료 받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작게 시작된 이 새숨하일기금이 밑거름 돼 선교사들을 위한 암 치료 복지 정책이 잘 수립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준범 원장1/새숨병원 새숨병원이 이제 발전해서 저희 병원 자체 수익금을 갖고 이 기금이 선순환될 수 있는 것이고... 이 선교사 암 치료와 케어에 대한 정확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저희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나 교회 등이 어젠다를 논의할 때 참여해서... 좀 더 장기적인 한국교회에서의 선교사 암치료의 장기적인 구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