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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원은 통일입니까?> 통일한국 대비, 언어통일 먼저 이뤄야

676등록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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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 흐른 지금.
오랜 기간 다른 체제와 문화 속에서
남북 간 언어의 이질화는 더욱 심해졌는데요.

실제로 많은 탈북자들은 남한 정착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연중기획‘당신의 소원은 통일입니까?’시간입니다.

오늘은 통일한국을 위해 선행돼야 할
'언어 통합'의 필요성을 짚어보겠습니다.
김수연 기잡니다.

[리포트]

5년 전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건너온 승혁씨.
남한에 와 말이 통하지 않아 겪은 에피소드는
셀 수도 없을 정돕니다.

‘하나원’을 졸업하고 열흘도 채 안된 어느 날.
차를 몰고 나와
도로 옆에 정차하려는데 한 낯선 남자가 뛰어옵니다.

길가에 차를 세우면 안 된다며 주차장으로 가라고 다그친 남성은
알고 보니 주차요원 이었지만
주차장이란 단어를 몰랐던 승혁 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주차장이란 단어는 개념조차 없습니다.

‘차마당’이란 단어가 있긴 하지만
그조차 평양의 고위층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이밖에도 외래어 간판이 많아 길을 헤매거나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국립국어연구원이 2012년 펴낸
탈북주민 한국어 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쓰는 단어의 절반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탈북자들은 자신감이 결여되고 점점
내성적이거나 의기소침한 성격으로 변하게 된다고 호소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취업이나 근로 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승혁 (가명) / 탈북자: 언어의 장벽에서 막히고 보니 사람이 작아지더라고요. // 전화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말도 못하고. 대학 들어와서 1년째까지 사람들에게 먼저 말 거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처음에 기다려요 거의 말하지 않고.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여기서 살려고 저도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남한 사람들도 탈북자들과
대화 중 어려움을 느끼긴 마찬가집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북한 인권단체 ‘나우’에서 활동 중인 김재동 씨는
북한의 억양과 사투리 때문에 탈북청년들과의
거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 김재동 / 탈북인권단체 나우: 저한테 그나마 말할 때는 비교적 그 친구들은 쉽게 빨지 않게 이야기해주는데. 이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 저는 도저히 끼어들 틈을 못 보겠더라고요. // 분명히 한국말인데 왜 이렇게 다르지? 내가 봤던 TV나 매체들은 다 엉터리인가 싶을 정도로 되게 많이 말이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남북한의 언어는 어휘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노크는 ‘손기척’으로, 우유는 ‘소젖’으로 일부 그 뜻을 짐작케 하지만 (p.70,71)
‘가시아버지’나 ‘직승기’ 등 본래 뜻을 예측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의 생활언어 중 30~40%,
전문용어는 60%이상이 차이를 보입니다.

발음과 문법, 화법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어통합을 준비하지 않고 통일을 맞을 경우
한민족이 겪게 될 언어의 혼란은 훨씬 더 크고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교육과 출판, 언론 등에서 쓰이는 공적 언어가 와해되고
학력고사나 국가고시에서는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김강출 올림말 부장 /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 남북이 통일됐을 때 7천 5백만 언중이 겪을 수 있는 언어혼란은 새터민들이 겪는 언어혼란과는 상대할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경제적 손살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일 것입니다. 생활 용어에서의 차이는 2년 정도면 해소된다지면 더 고차원적인 무제들,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분야에서의 용어 혼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입니다.]

언어는 민족 고유의 문화와
얼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지리적 통일을 넘어 한민족의 진정한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통일하고 보전하려는 노력이 지금부터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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