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마음가짐부터 정부 차원의 전문적인 대책 마련까지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연중기획 '당신의 소원은 통일입니까?'
오늘은 남북한 언어통일을 대비한 올바른 자세와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김수연 기잡니다.
◀리포트▶
남북 청년들이 함께 꾸려가는 북한인권단체 나우.
서로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생활의 많은 부분을 공유할 만큼 가까운 친구들입니다.
이들이 작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남한에 적응하려는 북한 청년들의 노력 못지않게 남한 말이 더 우월하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북한말 배우기에 힘쓴 남한 청년들의 이해가 한 몫을 했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여긴 겁니다.
[김재동 / 북한인권단체 나우 : 존중받고 싶은 마음은 다 있을텐데 아직 우리나라는 다름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북한어를 대체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함께 가는 방향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남북한 언어통일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의 전문적인 방안들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국립국어원은 90년대 초부터 통일언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남북한 국어학자들의 학술교류를 추진하고 새터민들이 빨리 언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자료도 개발해 왔습니다.
2005년 광복이후 처음으로 남북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 편찬사업회’도 결성했습니다.
해마다 네 차례씩 평양과 베이징 등지에서 공동 편찬회의를 가져온 남북한의 국어학자들,
비슷한 듯 다른 남북의 언어 30만개를 한데 모으는 것이 쉽진 않지만 우려와는 달리 편찬 작업에서 내부 진통은 크지 않았습니다.
정치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남북한 언어 모두가 다 같은 ‘겨레말’이란 생각으로 서로의 언어를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남북한 언어학자들이 민간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 신뢰를 쌓은 것이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김강출 박사 / 겨레말큰사천편찬사업회 : 어느 한쪽의 어문규정을 강요하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주장해서도 안 되고, 언어통일의 전제가 될 것은 상대방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통일은 저 멀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어문규범을 만들기 위한 전제로써 우리 사업회에서 만든 단일언어규범은 큰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겨레말큰사전 남북편찬 회의는 무려 5년간 단절되기도 했습니다.
2019년 발간을 앞두고 현재 70%까지 작업이 이뤄졌지만 정치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해 나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또 전문가들은 탈북민들에게 ‘남한말’을 교육하는 것은 물론 남한 주민들에게도 북한어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정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권재일 교수 /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 그동안 학계에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왔고 많은 연구소들이 나왔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반 대중들이 남과 북의 언어에 대한 단일화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에 책과 연구의 존재를 잘 모를 수 있죠. 지금까지는 학자들, 통일에 관심 있는 자들만 남북 언어통합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온 국민들이 남북언어 통합에 대한 관심, 인식을 더욱더 하고]
현재 남한에 와있는 탈북자 2만 7천명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 그 관심이 통일한국을 이루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