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 며칠 전 윌스트리트저널이 시리아 접경 터키의 약 800km에 달하는 국경이 구멍투성이라고 전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의 밀입국 통로가 시리아와 이라크 전장으로 향하는 수천 명의 외국인 전투원들에게 주요 출입구가 되고 있는건데요.
많은 사람들이 ISIS(이슬람 국가)의 만행 때문에 중동 방문을 꺼려하는 분위기지만 연휴 기간, 고향을 포기하고 시리아 난민촌을 찾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르단에 나가있는 이다윗 통신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다윗통신원!
통신원 : 네. 이다윗입니다.
아나운서 : 연휴 기간, 한국의 한 의료팀이 시리아 난민촌을 찾았다고요?
통신원 : 네. 지난 15-19일, 수원원천교회 의료 봉사 팀 16명이 시리아 난민을 치료하기 위해 요르단을 방문했습니다. 인솔자 이대철 목사를 포함해 내과, 외과, 치과, 소아과 의사 6명, 간호사 2명, 약사 3명, 미용사 2명과 도우미 2명이 함께 했습니다. 원천 의료 봉사 팀은 해마다 진료가 필요한 나라를 방문해 봉사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올해는 내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을 돕고자 중동방문을 추진했다고 봉사 팀은 전했습니다.
아나운서 : 수원 원천교회의료팀이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성사된 특별한 연유가 있었는지요?
통신원 : 2013년 1월 한국의 한 기독교 방송이 주축이 돼 시리아 난민에게 “사랑의 집 보내기 운동” 캠페인을 벌였는데 이 후 한국 성도들이 1천400대의 카라반을 보냈고 한국교회에 깊은 감동을 받은 오마르 주한 요르단 대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방문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난민촌 내 사우디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의료팀이 자타리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의료팀도 이렇게 대규모로 난민촌 봉사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언어의 장벽은 있었으나 한국 의사들이 정성껏 진료해주자 환한 웃음으로 답례하는 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진료 상황을 지켜본 자타리 캠프 내 사우디 병원장은 난민을 향한 한국 의료팀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앞으로 원천 의료팀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나운서 : 고된 난민 생활에 건강이 나빠진 분들이 많을 텐데요. 어떤 진료가 이뤄졌는지요?
통신원 : 이번 방문으로 치료를 받은 시리아 난민의 숫자는 700명이 넘습니다. 고혈압, 당뇨, 퇴행성 관절, 충치 같은 것들이 중동에서도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힙니다. 뿐만 아니라 내전으로 화상이나 총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고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 난민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안, 영양 결핍 등 난민들의 건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사막의 추운 겨울 날씨에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난민들도 무척 많습니다. 함께 온 한 약사는 평상시보다 감기약을 두 배 정도 많이 가져 왔지만 모든 약이 동이 났다고 전해 난민 생활의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 난민촌 밖에 살고 있는 난민들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도 의료 혜택이 돌아갔나요?
통신원 : 네. 현재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65만 명 중 난민촌에 살지 않는 난민의 숫자가 5십만 명이 넘는데 이번에 원천 의료팀이 자타리 캠프 뿐 아니라 요르단 현지교회와 협력해 캠프 밖의 난민 진료까지 해주었습니다. 시리아 난민 어린이와 여성 70여 명에게 미용 혜택도 제공했습니다.
아나운서 : 봉사자들에게도 참 뜻 깊은 연휴였을 것 같습니다.
통신원 :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ISIS(이슬람 국가) 테러 단체의 만행 때문에 중동을 방문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난민들과 함께하는 보람된 한 주를 보냈다고 고백했습니다.